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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뽑힐 뻔한다.

                        “엄마, 겨우 2주 남았잖아요. 어떻게 제가…….”

                        염색약에 엄마 머릿속도 녹아 버린 걸까? 어떻게 내가 이

                      름도 처음 듣는 시험에서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수 있

                      다고 생각하지?
                        엄마는 얼굴을 찌푸리고 혀를 찬다.

                        “그러면 너는 로스앤젤레스 최고의 사립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어. 그것도 공짜로.”

                        그리고 눈을 길고 강하게 깜박인다.

                        “엄마 아빠가 고생하는 것도 다 너한테 이런 기회를 주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너는 해야 해.”

                        엄마는 늘 이렇게 죄책감을 자극해서 나에게 하기 싫은 일

                      을 시킨다. 내가 약간이라도 저항하려고 하면 엄마는 폭발한

                      다. “우리는 서울을 버리고 여기 와서 휴일도 없이 일하고 있

                      어. 왜? 너희를 위해서. 그러니까 너는 (하기 싫은 무언가를

                      여기 넣으시오) 해야 해.” 피아노 치기, 한인 학교 가기, 태권
                      도 배우기 등등. 이 말은 베이킹 소다처럼 온갖 상황에 만능

                      으로 들어맞는다. 이민자가 아닌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무언

                      가를 시킬 때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그때 미용사가 내 머리 상태를 확인하러 왔다. 뾰족한 빗




                      #01   내 말 안 들려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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