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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엄마가 조금 누그러들어서 내 무릎을 두드린다.

                        “걱정 마. 시험 준비를 위해서 학원을 끊어 놨으니까.”

                        몸이 뒤로 탕 튕긴다. 안 돼, 학원이라니! 여름 방학에 내가

                      절대 가기 싫은 곳이 있다면 바로 한국식 학원이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도는 마우스 화살표가 된 것 같다.

                        “하, 하지만…… 나는…….”

                        “하루 종일 유튜브 헛소리만 보느니 학원에서 공부하는 게

                      나아.”

                        “헛소리라뇨?”
                        숨이 목에 걸린다.

                        “엄마, 재스민 재스퍼는 그렇게 불릴 사람이 아니에요.”

                        재스민 재스퍼는 유튜브에서 최고로 재미있는 어린이 코

                      미디 강사다. 나는 당연히 재스민의 열렬한 팬이다.

                        “컴퓨터나 핸드폰을 그렇게 많이 하면 두뇌가 녹슬어. 넌

                      공부를 해야지.”
                        엄마는 머리 말리는 커다란 기계를 잡아 내려 머리 위에 씌

                      운다. 엄마가 스위치를 누르자 기계는 윙 소리를 내면서 내

                      목소리를 묻어 버린다.

                        엄마, 고마워요. 내 남은 여름 방학을 이렇게 변기 속에 던




                      #01   내 말 안 들려요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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