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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다가온다. 머리에 알루미늄 포일을 둘둘 만 모습이

                   마치 화성 외계인과 무선 교신을 할 것 같다. 나는 얼른 노트

                   를 가방에 쑤셔 넣는다. 엄마한테 “그 코미디니 뭐니 하는 헛

                   짓거리 그만둬.” 하는 꾸지람을 듣고 싶지는 않다.

                     엄마는 내 옆자리로 오더니 의자에 올려진 잡지를 치우고
                   앉는다.

                     “유미야, 너한테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

                     나는 얼어붙는다.

                     “뭔데요?”

                     엄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리차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리
                   며 조심스럽게 말한다.

                     “요즘 우리 식당 장사가 영 시원치 않아.”

                     “뭐, 그렇죠.”

                     이건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요즘 우리 부모님은 거의 이

                   이야기뿐이다. 코리아타운 곳곳에 값비싼 고층 아파트가 잔

                   뜩 들어선 뒤로부터 우리 집이 하는 한국 식당은 손님이 끊겼
                   다. 아빠는 새로 온 주민들이 주차장을 독차지하고, 월세를 올

                   리고, 소상공인을 외면하고, 나아가 지구 온난화까지 일으킨

                   다고 비난한다.

                     엄마는 연두색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부드럽게 입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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