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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분다.
“어제 네 학교에 가서 비즐리 선생님을 만났어.”
내가 다니는 윈스턴 학교의 가장 까탈스런 행정관 이름이
나오자 나는 온몸이 뻣뻣해진다.
“왜요?”
엄마는 내게 몸을 바짝 붙이고 속삭인다.
“우리가 내년 등록금을 못 낸다고 말하려고.”
“그러면 이제 전 윈스턴에 안 다녀도 돼요?”
어깨에서 나도 미처 몰랐던 긴장이 사라지고 내 얼굴에 미
소가 쓱 번진다. 나는 생각해 본다. 윈스턴을 떠난다면 이제
불편한 교복도 없고, 라틴어 수업도 없고, 잘난 척하는 그 끼
리끼리 무리도 없다. 선생님들의 못마땅한 얼굴하고도 작별
이다.
자유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 미용실에서 로봇 댄스를 추고 싶어진
다. 물론 그렇다고 춤을 추지는 않는다. 어쨌건 이렇게 사람들
이 있는 앞에서는.
대신 나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쉰다.
전학을 간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어렵겠지만 어쨌건 새로
운 출발이 될 것이다. 변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쩌면 새 학
#01 내 말 안 들려요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