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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 나에게는 딱 그런 게 필요할 것 같다. ‘새로운 나’를 만들

                   파격적인 변화.

                     광택이 도는 검정 가운을 입고 탈의실에서 나온 엄마가 내

                   손에서 재빨리 핸드폰을 낚아챈다. 엄마는 아이브로펜슬로

                   그린 두꺼운 눈썹을 치켜올린다.
                     “유미야, 안 돼. 그건 너무 짧아. BTS 멤버 같잖아!”

                     “엄마!”

                     나는 미용실 가운을 입고 내 옆에 앉아 웃고 있는 세 명의

                   이모—진짜 이모는 아니다—를 모른 척하고 핸드폰을 다

                   시 빼앗는다.
                     “요즘에 이런 스타일이 진짜 인기예요.”

                     “어디 보자.”

                     미용사가 자세히 보려고 허리를 숙이자 가죽 바지가 삑삑

                   거린다.

                     “아냐, 별로야. 유미 너는 얼굴이 동그래서 이런 커트 머리

                   는 안 어울려.”
                     나는 다시 사진을 들여다본다. 이제 보니 정말로 모델은 얼

                   굴형이 갸름하다. 나는 거울 속 내 모습을 보고 뺨을 입 안으

                   로 빨아들인다.

                     미용사가 두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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