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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미국 시카고에서 두 달 동안 산 적이 있는데, 그때는

미묘한 인종차별로 내내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 너무 사소해서 속 시

원히 따지기 힘든, 찝찝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한번은 맥도날드에

서 햄버거를 주문하는데 점원이 내 말을 못 알아듣겠다며 “What?

What?” 소리친 적도 있었다. 상대방 말을 못 알아들으면 “Pardon?”

하고 되물어야 할 것을 막무가내로 소리만 치니 얼마나 기분이 나쁘
던지……. 명색이 영어 전공자인데 설마 맥도날드 메뉴 하나 제대로

못 읽을 만큼 발음이 형편없었을까.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그때 나는

점원의 행동을 인종차별로 여겼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시카고에서 겪

은 불편한 경험으로 나는 캐나다를 가기 전부터 의기소침해 있었다.

하지만 괜한 기우였다. 물론 캐나다 사람들의 인종차별적 인식이 저

마다 어느 정도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상대가 느낄 정도로 드러내놓

는 경우는 2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또한 캐나다 사람들은 정직하고 친절한 편이다. 캐나다에 살
면 사람들의 친절에 한 번쯤 감동하게 된다. 어쩌면 여러 번 감동할

수도 있다. 나도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을 몇 번 경험했다. 한번은 친

정 부모님, 동생네 가족과 함께 여행하다가 ‘체리 농장 체험’을 하러

과수원에 들른 적이 있었다. 온 가족이 달고 탱탱한 체리를 따서 직

접 맛보기도 하며 바구니 가득 담았다. 딴 무게만큼 값을 치르고 기

분 좋게 과수원을 나와 차에 시동을 거는데, 이게 웬일인가.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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