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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모래에 파묻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황해서 허둥대고 있는데 사
람들이 하나둘 다가오더니 땀을 뻘뻘 흘려가며 차를 밀어주는 게 아
닌가. 하지만 사람들 성의가 무색하게 차는 요지부동. 결국 누군가가
과수원에 가서 삽이며 장비를 빌려 왔고, 과수원 주인까지 합세해 남
자 네댓 명이 사투를 벌인 끝에 부르릉! 마침내 차가 모래밭에서 탈
출했다. 다들 가족과 함께 과수원 나들이를 온 사람들일 텐데, 안면
부지 외국인을 위해 시간과 힘을 쏟아주고는 뿔뿔이 흩어졌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그 사람들에게 고맙고도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
다. 2년 동안 내가 만난 캐나다 사람들은 그렇게 누군가 곤경에 처하
면 아는 사이든 모르는 사이든 도와줬고, 그런 도움에 생색내지도 않
았다. 아이와 간다면 꼭 캐나다
또한 캐나다 사람들은 대체로 정직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직
하지 않은 행동을 흔히 융통성, 관행이란 말로 포장한다. 특히 사회
적으로 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지금껏 관행이었다”는 주장이 빠
진 적이 있던가. 어디 큰 사건뿐인가. 일상생활에서도 작은 거짓말,
사소한 불법을 적잖게 볼 수 있다.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에게
“아직 유치원생이라고 해”라고 시키는 행동 같은 거 말이다. 작은 규
칙이라도 곧이곧대로 지켜내려는 사람을 “융통성 없고 고지식하다”
고 폄하하기까지 한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캐나다 사람들은 대부분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하다. 하지만 40해가 넘는 세월을 살아보니, 지금 세상은 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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