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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와 길항拮抗(상반되는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그 효과를

                     서로 상쇄시키는 것–옮긴이)하는 부교감신경계로 나뉜다. 교감신경
                     계가 흥분하면 복강의 내장과 피부의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심박

                     수가 빨라지며, 심장 수축 능력이 강화되고, 동공 확대와 신진대사
                     율 상승 등이 일어난다. 이런 잇달은 몸의 변화는 외부에 더 민감

                     하게 경계하도록 하며, 근육 에너지가 많아져 몸이 언제든 외부의
                     변화에 반응하게 한다. 그에 비해 부교감신경계는 동공을 축소하

                     고, 심박수를 느리게 하며, 피부와 내장의 혈관을 이완하고, 위장
                     의 연동을 강화하며, 괄약근을 이완하고, 타액과 누액의 분비를 촉

                     진하며, 남성의 생식기를 발기시키는 등의 기능을 한다. 이는 이완
                     상태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으로, 음식을 소화해 에너지를 얻

                     으며 미생물에 저항하고 후대를 번식시킨다. 이처럼 몸의 교감신
                     경이 흥분하면 부교감신경 활동이 상대적으로 억제된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교감신경이 상대적으로 억제된다.
                        당신이 싸우거나 도망가려 하면 몸의 모든 에너지는 구석구

                     석으로 옮겨져 가장 센 강도로 운동하게끔 하는데, 이때 위장과 면
                     역계의 에너지도 긴급히 옮겨져 쓰이면서 부교감신경이 억제되고

                     위장의 연동도 느려진다. 그 때문에 당신은 입이 마르거나 위가 조
                     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시험 보기 10분 전에

                     물이 마시고 싶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위가 뜨끔거리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오랫동안 만성 스트레

                     스에 시달리면 장시간 교감신경계가 흥분상태에 있고 부교감신경
                     계가 억제된 탓에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비가 생기고, 심




                                                   2장 불안한 뇌가 당신을 예민하게 만든다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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