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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다른 한편으로 진정 효과가 있는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인 GABA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해 불안상태가 계속 유지된
다. 또한 부신피질호르몬은 멜라토닌 melatonin을 분비하는 뇌의 송

과체 epiphysis cerebri 활동을 억제한다. 멜라토닌은 수면리듬을 조절
해 졸음이 오게 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

들면 쉽게 잠들 수 없다. 불안이 계속되면 불면증이 생기는 이유다.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주로 담당하는 뇌 영역은 편도

체다. 이 영역은 진화의 역사가 오래됐는데 아몬드를 닮은 형태에
서 그 이름을 따왔다(편도체의 영어 이름인 amygdala는 라틴어로 ‘아

몬드’를 뜻한다–옮긴이). 편도체는 주로 부정적인 감정의 반응, 특
히 두려움을 책임지고 있다. 불안장애 환자는 뇌의 편도체가 활발

히 활동하므로 반응의 역치 threshold value(생물이 자극에 대해 어떤 반
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옮긴이)가 보통 사람

보다 낮다. 그 예로 보통 사람은 가벼운 스트레스를 겪을 때 뇌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지만 불안장애 환자는 편도체가 유난히 활성

화된다. 그들은 보통 사람 눈에는 평범하고 작은 일에 지나치게 긴
장해서 가슴이 아프기만 해도 갑자기 심장병이 생겼다며 걱정하

고, 머리가 아프면 뇌종양은 아닌지 의심한다.
불안장애 환자는 뇌섬엽 insula도 보통 사람보다 훨씬 활성화돼

있다. 뇌섬엽은 뇌피질의 앞쪽과 양측 뇌반구에 각각 하나씩 자리
한 부분이 연결되어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영역으로, 외로운 섬 같

은 형태 때문에 뇌섬엽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뇌섬엽은 자의식, 내
부감각, 감정, 인지와 관련이 있다. 이로 인해 불안장애 환자는 늘

62 1부 뇌는 당신이 왜 우울한지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