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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나 심지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가 더 악

              화되기도 한다. 큰 사고를 겪은 뒤 스트레스 발산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잘 건강을 회복한 것이 아니다.
                  나 역시 이 같은 방법을 시도해본 내담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데 산수이가 그런 사례였다. 산수이는 사고 직후 심리상담사를 찾아

              갔지만 상담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모든 기억이 하나하나 되살아났
              고 아이를 잃은 상처가 환기됐다. 이는 이미 딱지가 난 상처를 헤집

              는 것과 같다. 상처가 자연스럽게 아무는 걸 막을 뿐이다.



              분노를 발산하면 잘 처리될까?

                  몇십 년 전에는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분노나 울분을 제때 풀어
              야 화가 줄어들고 안정을 되찾는다고 보는 게 보편적이었다. 화가 난

              자녀를 달랠 때도 흔히 이런 방법을 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옆에 있는 아빠를 야단친다. “우리 아기 울지 마. 아
              빠가 나빴네. 엄마 오면 아빠 좀 혼내달라고 하자꾸나.”

                  2017년 CCTV의 다큐멘터리 〈거울         镜子 〉에서 청소년들의 분노를
              처리하는 방식 중 하나로 나온 게 바로 분노 발산이었다. 내담자에게

              천으로 만든 인형을 주면서 분노를 발산해보라고 하는 상담사들도

              있다. “이 인형이 본인을 화나게 한 사람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이제
              그 사람에게 마음대로 해도 됩니다. 어떻게 울분을 풀고 싶나요?” 상

              담사의 인도에 따라 내담자는 인정사정없이 인형을 때리고 욕을 퍼

              부으며 집어 던지고 발로 밟는다.
                  이런 방법으로 정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한 연구팀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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