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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올해가 정말 고통스럽다. 머리가 몽롱하다. 일에 집중하지 못해 회
사에서 잘렸다. 하늘은 문 하나를 닫았다고 다른 문을 열어주지 않
는다. 진흙탕 같은 생활에서 나를 한 발 한 발 밟아버릴 뿐이다. 내
가 얼마나 빨리 늙었는지 모른다. 동갑내기보다 훨씬 더 빨리 늙
어버렸다. 너무 지친다. 말도 못 하고 웃을 줄도 모르는 기계가 되
어버렸다. 마음속 불꽃은 아주 미미하다.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건
다행이지만.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아주 익숙한 경험 아닌가? 특히 상담
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는데도 여전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
람이라면 더 공감할 것이다. 기록에 포함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이
환자는 고통 속에서 발버둥 치며 자신이 방안을 찾았다고 생각했지
만 진정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길로는 나가지 못했다.
노력해도 아무 소득 없는 이 비극에서 벗어나려면 운동도 해야
하고 의지도 있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자신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아주 작은 행동의 변화일지라도 효과가 있다면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다. 물론 그러려면 마음에
서 우러나오는 의욕과 원동력이 있어야 하고, 효과 있는 기술들을 연
습하고 습득해야 하며 이를 서서히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하루 한 번,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