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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파일 보고 검토 의견 좀 줘.’
그런데 문제는 후배 직원과 CEO의 이름이 똑같았다는 겁니다.
사내 메일 시스템에서 이름을 검색하여 보낼 때 순간적으로 CEO
의 이름을 클릭한 거죠. 선배는 보내고 나서 뭔가 싸한 느낌이 들
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떨리는 마음으로 보낸 메일함을 확인해봤
는데, 받는 사람이 역시나 CEO였어요.
선배는 비서실로 다급하게 뛰어갔죠. 다행히 비서들은 CEO 메
일 비밀번호를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 선배의 목숨(?)은 무사했
고, 우리는 무용담을 술자리에서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어쨌든, 일하다 보면 당연히 실수도 있게 마련이라 죄송스러운
상황도 자주 일어납니다. 저는 경제사절단을 데리고 후진타오 주
석을 방문하러 갔다가 참가자 한 분(그룹 부사장님이었는데!)을 주석
궁에 빼놓고 나온 적도 있습니다. 경비가 워낙 삼엄해서 개인 차
량은 허용되지 않고 모두 허가받은 전용 버스로만 이동해야 했거
든요. 아, 그때 전화기 너머로 들리던 담당자의 황당한 목소리가
잊히지 않습니다. 그때 진짜 미안했습니다.
미안한 건 미안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건 논쟁의 여지가 없죠.
하지만 일하는 공간에서는 잘못 사용하면 올무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 범인은 바로 너구나!”가 되어 억울하게도 책임과 질타의
포화를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9장 해결의 언어 / 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