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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죄도 아닌데
             지나치게 비굴해지지 맙시다




             신입이나 마음이 착하신(또는 연약하신) 분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대단히 큰 문제도 아닌데, 무척 당황하며 비굴하게

             몸을 낮추시는 분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김 대리, 버스 안에 물이 없는데?”

                 “아…. 팀장님, 제가 깜빡 잊었나 봐요.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 어

                 제는 꼭 챙기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만…. 체크리스트에도 적어놨
                 는데….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죠?”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그러게 내가 미리미리 사놓으

                 라고 했잖아! 꼼꼼하지 못하고 매번 덜렁거리니 이런 일이 생기
                 지! 다른 건 제대로 챙긴 거야?”




               글쎄요. 사막 투어를 가는 것도 아닌데 버스에 물이 없다고 당
             장 큰일이 생기나요? 근처 편의점에서 급한 대로 몇 개를 살 수

             있고, 나머지는 휴게소에 들를 때 충분히 사면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김 대리가 큰 사고라도 난 것처럼 반응하고 대단한 잘못
             을 한 것처럼 저자세로 굴었기 때문에 상대방은 더 맘껏 질책하게

             됩니다. 속으로도 ‘저 친구는 걸핏하면 죄송하대? 에이, 못쓰겠어’





             Part Ⅲ: 단순하게, 마음을 얻다                              /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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