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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긴장을 풀어주는지 깨달았는
가? 어쩌면 익히 알고 있는 긴장 완화 훈련이나 자기최면보다 훨씬
더 편안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계속 안절부절못
하게 만드는 ‘긴장 풀기’ 과제를 포함해서,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이때 당신은 주위의 소리가 내는 교향악과 더
불어 그저 존재할 뿐이다.
어쩌면 자신이 귀 기울여 듣는 단순한 행위에 몇 가지 과제를 더
보탰음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들리는 소리에 ‘자동차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문 닫는 소리’처럼 꼬리표를 붙였을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일이다. 또한 좀 더 정겨운 소리가 들리는 시골 같은 아름다
운 장소에 있었으면 하고 바랐을 수도 있다. 이는 약간의 스트레스를
낳는다.
나아가 당신의 마음이 순식간에 방황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 연습
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의심하거나, 좀 더 소음이 적은 에어컨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이렇게 꼬리표를 붙이고 판단하고
방황하는, 자동으로 일어나는 정신작용 때문에 경청하기가 필요 이
상으로 힘겨워진다.
가능하면 똑같은 연습을 다시 시도하라. 판단하고 꼬리표를 붙이
고 상념에 빠지는 정신작용이 나타나면 이를 주의할 수 있을 테고, 그
러면 들리는 소리로 돌아갈 수 있다. 꼬리표를 붙이고 있음을 깨달을
때 ‘꼬리표 붙이기’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 ‘판단하기’라고,
상념에 빠졌음을 깨달을 때 ‘생각하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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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자기연민 발견하기 2. 몸에 귀 기울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