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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 부엌에 들어섰는데 왜 왔는지 기억을 못한다.
• 배가 안 고픈데 먹는다.
• 차가 막히자 늦을까 봐 조바심친다.
• 부모님을 뵈러 가서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
• 거의 아무 생각 없이 한 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럴 때 우리는 자신이 자동조종 장치처럼 아무런 의식도 없이 자
동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고,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
지 못한 채 뭔가에 정신이 팔려 있다.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아무 생
각 없이 인생 대부분을 보내는지 이미 아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머릿속에서 돌리고 있는 영화가 달콤하고 즐겁다면 아무
생각 없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너무 무서운 영화를 보
고 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극장을 떠나는 게 상책일 수도 있다. 우
리의 주의는 우리가 겪는 고통에 납치당한다. 내 내담자인 조지가 이
런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겉으로만 보면 조지는 잘나가는 인생이었다. 좋아하는 일자리가
있었고, 최근에 집을 샀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반려자가 있었고, 기타
솜씨로 친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었다. 그러나 잘되면 잘될수록 힘
겨웠던 어린 시절 기억이 조지를 심하게 괴롭혔다. 조지는 가난한 가
정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사랑하는 누이는 열여섯 살 때 자살했
다. 직장에서 승진하거나 새 차를 사거나 휴가를 가는 등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조지는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누이와 보낸 가슴 아
팠던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르면서, 어떡하다 누이는 인생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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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자기연민 발견하기 2. 몸에 귀 기울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