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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 대해, 인류가 도시에서
                            사는 방식에 대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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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쓰러진 하얀 철조망 같은 차선을 따라 차들이

                            운행하도록 길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방식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지는 듯하다.

                            보도 위를 이리저리 걷는
                            도시 사람들

                            제각기 오늘 아침 일어나 옷을 차려입은 그들의
                            모습이, 흡사 거리를 가로지르는 사람들을 찍은

                            영화처럼 보인다.
                            떠오르는 질문들

                            이런 장면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득이 될까?
                            예를 들어 건축학적으로, 도시 공간과

                            인간의 취향이라는 관점에서, 그리고

                            여기에는 모든 것이 충분히 다양한가? 그리고
                            이 사람들은, 대개,

                            나보다 나이가 더 들었는가, 아니면 젊은가? 지금
                            이런 질문들은 유보된다. 이런 질문들의 부재 속에 세상에는

                            많은 도시가 존재하고 여기도 그런 도시 중 하나라는,
                            정말이지 유쾌한 느낌이 든다.

                            일찌감치 비가 뿌렸다. 에스플러네이드로 스님들이
                            모래 만다라 만드는 구경을 갈 생각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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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자기연민 발견하기                                                            2. 몸에 귀 기울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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