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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지나친 단순화 35
용이 불일치해도 나중에는 비슷한 정도로 약물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
만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마리화나를 사용한 쪽은 사용하지 않은
쪽에 비해 약물 사용, 알코올 의존, 약물남용 또는 약물의존의 위험이
2.1~5.2배 높았다. 적어도 그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요인은 약물 사용
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입문 효과 쪽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립약물남용연구소의 수전 와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쌍둥이 중 마리화나를 피웠던 사람은 과연 마리화나
때문에 다른 약물에도 손을 댔을까? 쌍둥이 중 한 명은 약물을 사용하
고 다른 한 명은 사용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 나쁜 친구들과 어울렸을
까? 우리는 답을 알 수 없다. 이런 의문을 완전히 풀기란 아주 어렵다.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17
아니나 다를까 쌍둥이 연구의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들이 나
왔다. 몇 년 후 《발달과 정신병리학 Development and Psychopathology》에 발표된
한 연구는 이란성 쌍둥이에 한해서 첫 번째 연구와 똑같은 연관성을 발
견했다. 이 연구에서 일란성 쌍둥이들은 어린 시절에 약물에 노출됐는
지 여부에 상관없이 비슷한 약물 사용 패턴을 따랐지만 이란성 쌍둥이
들은 달랐다. 조기에 약물을 사용한 쪽은 입문 효과를 경험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란성 쌍둥이는 일란성 쌍둥이와 달리 DNA를 공유하지 않
는다. 따라서 이 결과는 첫 번째 연구와 정반대로 유전이 약물 사용 패
턴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암시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약물 입문 효과라는 개념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발달 궤도로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