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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다”라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속아주길 바라는 것은 무모한 희망이다.
                 에이브러햄이 하원 회의장에서 임신 20주 차 태아의 통증을 “과학적 연

                 구가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것이 사실이라
                 면 왜 그 연구를 인용하지 않았을까.

                    바로 이 지점에서 ‘지나친 단순화’는 쉽게 무너진다. 어떤 과학적 주
                 장 뒤에 있는 증거를 요구하고 파고들기 시작하면 정치인의 발언이 과

                 학과 어긋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오류를 발견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과학 관련 쟁점
                 밑에 깔려 있는 정책적 입장을 살펴보는 것이다. 태아의 통증과 관련해

                 얘기하자면, 공화당이 자꾸 20주를 들먹이는 건 낙태를 제한하고 금지
                 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태아 통증에 관

                 한 ‘단정적인’ 과학이 왜 정치적 대의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왜 더 신
                 중한 접근은 법제화에 방해가 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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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한 정책적 입장에 ‘지나친 단순화’가 이용된 또 다른 사례가 있

                 다. 2015년 4월 뉴저지 주지사이자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크리스 크리
                 스티 Chris  Christie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단언했다. “마리

                 화나는 중독성 마약으로 넘어가기 전의 입문용 약물 gateway  drug이다.”          9
                    무서운 얘기다! ‘입문용 약물’이라는 용어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

                 다. 크리스티의 말은 마리화나를 피우면 마약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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