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P. 10

1장 지나친 단순화                                              29





                    여버리면 거창한 연설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궁지에
                    몰리기도 한다.




                          “X는 진실입니다!”
                          “좋아요, 그런데 증거는요?”
                          “그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 장 앞부분에 등장한 국회의원 랠프 에이브러햄은 태아가 통증을
                    느낀다고 주장한 뒤 그 증거를 요구받자 정치와 과학의 단절이라는 전

                    반적인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그의 대변인은 내게 보낸 이메일
                    에서 실제 연구를 증거로 제시하는 대신 에이브러햄이 의학교육을 받

                    았으니 그의 전문지식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에이브러햄 의원은] 의사로 일하는 동안 수많은 의학 학술지와 논문을

                          읽은 끝에 임신 20주부터 태아가 통증을 느낀다고 결론 내렸다. 단 하나
                          의 논문이나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의사로서 꾸준히 연구한 결

                          과 그런 결론에 이른 것이다.     8



                       의사든 국회의원이든 과학의 원리를 이토록 잘못 이해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의사인 내 말을 믿으십시오”라는 말은 어떤 주장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특정 약물이나 치료 절차에 관해 물었을 때 의

                    사가 이렇게 답한다면 의사를 바꿀 때가 된 것이다. “증거는 볼 필요가
   5   6   7   8   9   10   11   12   13   1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