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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지나친 단순화                                              31





                    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마리화나가 입
                    문용 약물이라고 딱 잘라서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거

                    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 크리스티는 얼마 전
                    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들도 마리화나를 위험한 불법 약물로 간

                    주하는 연방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믿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당시 마리화나가 합법이던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에서도 마리화나 범

                    죄를 기소할 거라고 말했다. 이유는? 마리화나는 입문용 약물이니까.

                       하지만 이 역시 극단적인 형태의 ‘지나친 단순화’다. 과학적으로 마
                    리화나가 입문용 약물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반대로 마리화나는

                    절대 입문용 약물이 아니라는 주장도 부정확하다. 역시 과학은 단순하
                    지 않다.

                       입문용 약물 가설에 따르면, 한 약물의 사용은 다른 약물로 이어지
                    거나 적어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티 주지사처럼 강경하게 마약

                    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리화나의 입문 효과가 실제로 존재하며, 사소

                    하게 넘길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반대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마리화
                    나 합법화 지지자들은 마리화나가 절대 입문용 약물이 아니라고 주장

                    한다. 대개 그렇듯 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국립보건원 NIH 산하 국립약물남용연구소 NIDA에 소속된 수전 와이스

                     Susan  Weiss는 이렇게 말했다. “과학계는 여전히 그 문제로 논쟁 중이다.
                    단정 짓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다. 몇 년 동안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10

                       책임감 있는 과학자들은 아직 확실한 결론을 찾지 못했다고 주저 없

                    이 인정한다. “우리는 정답을 모른다”라는 말이 패배 선언은 아니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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