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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을 설명하고,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힘겨운 투쟁을 구조적 해리
이론의 기초가 되는 ‘부분들의 언어 parts language’와 ‘동물방어 생존
반응animal defense survival response’의 언어를 사용해 풀이해준다. 얘기
중에 종종 내담자가 납득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마치 내가 해주는
말이 전혀 새롭지 않으며 이미 알고는 있지만 표현할 길이 없었는
데 마침내 딱 맞는 언어를 찾은 듯했다. 자기가 낙인 찍혔거나 미쳤
다고 느끼기보다는 구조적 해리 모델이 훨씬 마음이 놓이는 것처럼
보였다. 구조적 해리 모델의 핵심 원칙은 분리를 통해 안전하지 않은
세계에 더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긍
심이 대단하고 자기애적인 사람조차도 파편화(조각남)를 결함의 증
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타당했던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내담자가 자신의 상처받고 버려지
고 외로운 부분을 ‘받아들이거나’ 사랑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 그들의 자기비하, 자기혐오, 자신과의
단절이 자연스럽게 자기연민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내담자들은 자
신에게 ‘친절하고’ ‘돌봄을 제공하고’ ‘연민을 품게’ 하자는 발상은
혐오하고 회피하는 반면, 우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어린아이 부분
을 ‘바라보고’ 친절과 보살핌을 베푸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자신
의 어린 부분들과의 내적 애착관계가 자라나자 그들도 치유되기 시
작했다.
물론 ‘치유’가 뜻하는 바는 주관적이다. 일부 내담자에게 치유란
다시 잘 기능하여 이전의 삶을 되찾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어린 자
기와 애정 어린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내담자에게서 더 깊은
치유가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어린 자기와 유대를 맺고 수
치심과 자기혐오가 씻겨나가는 것을 관찰하면서, 나는 우리의 좌뇌
들어가며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