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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간 것이다.
                       방 안에는 이불이 깔려 있고 그 위에 덩치 큰 여자가

                     누워 있었다. 옆으로 흐트러진 길고 흰 머리카락과 하얀

                     색 옷을 입은 모습이 어쩐지 유령 같아서 으스스했다. 깊
                     이 잠들어 있는데도 얼굴이 창백하고, 숨소리도 고르지

                     않았다.
                       젠지는 이 사람이 〈전천당〉의 주인 베니코라는 걸 단

                     박에 알아차렸다.
                       베니코 옆에 있던 커다란 검은 고양이가 젠지를 보자

                     마자 앞으로 튀어나와 “캬아!” 하고 위협했다. 마치 ‘뭐

                     하는 놈이냐?’ 하고 묻는 것 같아서 젠지는 얼른 이름을
                     댔다.

                       “저, 저는 후다쓰가시라 젠지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저주 주술사인 저의 형 때문에 베니코 씨가 잠에 빠진 것
                     같아서 왔어요. 제가 좀 살펴봐도 될까요? 어쩌면 깨어

                     나게 할 방법을 찾을지도 몰라요.”
                       젠지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검은 고양이는 위협을 멈

                     추고 뒤로 물러났다. 그렇지만 크고 푸른 눈은 여전히 날
                     카로운 빛을 발하며 젠지를 노려보았다. 조금이라도 허






                                                            전천당의 임시 주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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