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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는 배신감을 느끼고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설
사 돌아오더라도 베니코를 저주에서 풀어 줄지 알 수 없
는 노릇이었다.
젠지는 모든 일이 자기 탓인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자
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형이 이 주술을 걸었는지 아닌지는 몰라도, 형의 실
력이라면 베니코 씨를 깨울 수 있을 거예요. 문제는 형이
지금 어디 있는지 저도 몰라요……. 제가 여기 머물고 있
으면 아마 형이 곧 찾아올 거예요. 형은 늘 그랬거든요.
저를 계속 혼자 두지 않아요. 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오죠. 그래서 그런데…… 당분간 제가 〈전천당〉에
머물러도 될까요?”
“냐아?”
“생각해 보세요. 베니코 씨가 없으면 가게를 열 수가
없잖아요. 제가 임시로 가게를 맡을게요. 잡일이든 물건
을 팔든 뭐든 다 할게요! 여기 있게 해 주세요!”
젠지는 〈전천당〉에서 지낼 최고의 방법을 스스로 생각
해 냈다고 믿으며 눈을 반짝거렸다. 마네키네코들은 기
대로 가득 찬 젠지를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전천당의 임시 주인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