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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침 그 무렵 부모님도 별거를 시작했다. 당시 난 외국에
서 산 지 몇 년 된 터라서 이 두 가지 변화에 깜짝 놀랐다.
놀라워하는 나에게 엄마는 말했다. 할머니가 달리 어디서
살겠니.
하지만 엄마는 아직 젊잖아요. 꼭 할머니랑 살 필요 없어요.
할머니 혼자 그 집을 관리하기는 힘들어.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시면 되죠.
그럼 3년 뒤에는 어쩌고?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난 엄마에게 실
버타운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
게 그렇게 황당한 일은 아니라고.
아시아,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니? 엄마가 말했다.
나는 자율성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너
무 빠르게 적응해버렸다. 자율성을 도덕적 가치이자 의심의
여지 없는 바람직한 상태로 여긴 것이다. 분명 가족의 눈에
는 이런 내가 낯설다 못해 아예 남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난 엄마에게 뭘 심어야 하냐고 물었다.
글쎄, 집에 신선한 허브가 있으면 유용하겠지.
이웃
두 층 위에 사는 테레자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도 마음만은 젊
The Anthropologists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