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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팬데믹을 경험한 덕분이다.
             “그나저나 가호 씨가 입사 몇 년 차지? 언제까지 막내로

           지내라는 건지 너무하네.”

             “내년 봄이면 12년이에요.”
             “12년이구나. 올해도 신규 채용은 없다는 거고.”

             에리나의 눈길이 아득해진다.

             가호가 신입으로 입사한 이래 이 회사엔 신입이 들어오
           지 않았다. 그렇게 12년. 가호는 계속 회사 안에서 잡무를

           맡아서 하고 있다. 이제 삼십 대 중반인데 여전히 막내다.
             누군가 휴게실 문을 두드린다. 대답을 하니

             “아, 요네자와 씨, 여기 있었구나”라며 한 기수 위의 남
           직원 하나나카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도 대학원 졸업이

           라 나이는 가호보다 세 살 위다.

             “손님 오셨어요?”
             음료는 냉장고에 있으니까 그냥 꺼내기만 하면 되는데

           굳이 가호에게 부탁한다. 한숨을 내쉬자 하나나카가 고개

           를 양옆으로 젓는다.
             “아니, 차장님 송별회 얘기예요. 오늘쯤은 날짜를 정하

           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차장은 조기퇴직 제도를 활용해 다음 달에 퇴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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