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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졌다’는 건 이상한 표현이죠. 어이쿠. 이런 세세한 표현
               까지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건 이 사람 곁에서 오래 지낸 탓

               일까요.

                 키가 크고 덥수룩한 머리의 남자,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카페 도도를 운영하는 주인장 이야기입니다. 소로리, 라고

               본인 이름을 소개하는데 본명은 그보다 훨씬 평범한 것

               같습니다. 옛날, 물론 제가 세상에서 사라진 이후인데요,
               170년쯤 전에 쓰인 《월든》이라는 책의 저자인 소로우의 이

               름에서 자기 이름을 지었다는 말을 전에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소로리와 손님들이 딱 좋을 만큼의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이 카페의 부엌 기둥에 걸려 있는 작은 액

               자 속의 도도새입니다. 카페 도도의 아이콘 같은 존재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소로리가 아까부터 오려놓은 신문 조각을 보면서 메모

               를 하고 있네요. 오늘의 메뉴 준비를 위해 재료를 사러 나

               갈 모양입니다. 레시피를 중간까지 읽다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음, 달걀이 여덟 개나?”
                 잘못 본 게 아닐까 싶은지 다시 한 번 신문지에 눈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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