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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차장님은 회식 자리 좋아하시니까 이해 좀 해주
세요.”
진짜 대화는 술이 한잔 들어가야 한다느니, 입에 올리기
도 부끄러운 말을 갖다 붙이며 하나나카가 무심한 미소를
보낸다.
“물론 두 사람 다 애써 참석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장
소 정하는 거랑 예약은 요네자와 씨가 좀 맡아줘요. 부탁
할게.”
이해를 구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그렇게 자기 할
말만 남기고 문을 꼭 닫는다.
“제가 아직 막내니까요.”
가호가 과장되게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에리나
가 질린다는 듯 어깨를 움츠렸다.
“감자 두 개와 양파 한 개…….”
이제 곧 저녁 시간인데도 아직 조명을 밝힐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날이 밝습니다. 해가 완전히 길어졌습니다. 해님
크기가 늘었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는 것도 아닌데 ‘해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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