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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돌은 십자석이라고 하는 아주 가치 있는 물
건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상처가 생기거나 쪼개지면 안
됩니다.”
“웃기지 마요! 나 원 참, 이따위 돌멩이가 무슨 값비
싼 물건이라는 거예요?”
“아니, 그런 뜻이 아닙니다. 십자석은 보시는 바와 같
이 십자가 무늬를 가진 돌입니다. 누가 일부러 십자가
무늬를 만든 게 아니라 자연에서 저절로 만들어진 무늬
지요. 그런 까닭에 기독교인들은 십자석을 귀하게 여겨
왔습니다. 다만 세상에서 정하는 가치로는 대단하지 않
습니다. 가격을 매긴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수호물이나
부적 정도의 가치입니다.”
잔은 낙심해서 어깨를 떨구었다. 기독교인의 수호물
이라니, 잔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잔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하느님을 믿
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자동차 사고로 돌아
가셨을 때 신앙심을 버렸다.
‘하느님은 없어. 정말로 하느님이 있다면 아무 죄 없
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게 놔둘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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