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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으면 곧장 집으로 돌아가자. 으,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갑자기 허기가 지네. 이럴 줄 알았으면 빵이라

                     도 챙겨서 오는 건데…….”

                       투덜거리면서도 잔은 서둘러 움직였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땔감이 될 만한 것들을 주워 모아야

                     한다.
                       다행히 오두막집 주변에 바짝 마른 나뭇가지가 잔뜩

                     떨어져 있었다. 그것들을 주워 집 안으로 옮겨 쌓았다.
                     난로에 몇 개를 집어 던진 뒤 가지고 있던 라이터로 불

                     을 붙였다.

                       오두막집 안에 오렌지색 빛이 퍼져 나가더니 따뜻한
                     기운이 잔을 에워쌌다. 날이 어두워지자 기온이 뚝 떨

                     어졌지만 불꽃이 만들어 내는 온기와 빛 덕분에 춥지
                     않았다.

                       잔은 난롯불 앞에 앉아서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나뭇
                     가지를 얹어 올렸다. 꺼져 갈 듯하다가 다시 타오르는

                     불길을 보자 잔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도 이 난로를 참 좋아하셨지.

                     관리하기는 힘들겠지만 확실히 좋기는 하네.”







                                                         십자석 — 수호석의 기억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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