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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른 물건이 더 들었을까 봐 잔은 나무 상자 안
                   을 샅샅이 살폈다. 솜을 전부 다 끄집어내 봐도 아무것

                   도 없었다.

                     “말도 안 돼! 이런…… 이런 돌멩이 따위가 가보라
                   고? 고작 이런 돌멩이를 대대손손 소중하게 간직해 왔

                   단 말이야?”
                     잔의 마음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처음부터 가보

                   가 돌이라는 걸 알았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먼
                   숲속까지 오느라 들인 교통비와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서 화가 치밀었다.

                     솟구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서 잔이 돌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있는 힘껏 난로에 내동댕이치려고 팔을

                   번쩍 올렸다.
                     바로 그때였다.

                     “안 됩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간절하게 외치는 목소리에 잔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
                     어느새 잔의 바로 뒤에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다. 짙

                   은 밤색 코트를 걸치고 머리에는 실크해트를 썼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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