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P. 13
져 있었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을까? 부디 아주 비싼 물건이기
를…….’
벌렁거리는 가슴을 누르면서 잔은 나무 상자를 집어
들었다. 상자는 한눈에 보아도 상태가 심각했다. 여기저
기 벌레가 파먹은 흔적이 많고, 나무 표면이 갈라져서
너덜너덜했다. 상자 한 면에는 소박한 조각이 가득 새
겨져 있는데, 거의 마모되고 금이 가 있었다.
“몇 년이나 된 물건일까? 제발 안에 든 가보는 무사
해야 할 텐데…….”
잔은 상자 뚜껑을 살짝 열었다. 그리고 어이가 없어
서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상자 안은 솜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어린아이 주먹
크기만 한 돌멩이 하나가 솜 사이에 파묻혀 있었다. 회
색 바탕에 녹슨 철 색깔을 띤 투박한 결정이 십자가처
럼 떠 있는 돌이었다.
“이, 이게 뭐야!”
특이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이건 누가 봐도 돌이다.
반짝이는 보석이 아니라 그냥 돌 말이다.
십자석 — 수호석의 기억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