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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 있었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을까? 부디 아주 비싼 물건이기

                     를…….’

                       벌렁거리는 가슴을 누르면서 잔은 나무 상자를 집어
                     들었다. 상자는 한눈에 보아도 상태가 심각했다. 여기저

                     기 벌레가 파먹은 흔적이 많고, 나무 표면이 갈라져서
                     너덜너덜했다. 상자 한 면에는 소박한 조각이 가득 새

                     겨져 있는데, 거의 마모되고 금이 가 있었다.
                       “몇 년이나 된 물건일까? 제발 안에 든 가보는 무사

                     해야 할 텐데…….”

                       잔은 상자 뚜껑을 살짝 열었다. 그리고 어이가 없어
                     서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상자 안은 솜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어린아이 주먹
                     크기만 한 돌멩이 하나가 솜 사이에 파묻혀 있었다. 회

                     색 바탕에 녹슨 철 색깔을 띤 투박한 결정이 십자가처
                     럼 떠 있는 돌이었다.

                       “이, 이게 뭐야!”
                       특이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이건 누가 봐도 돌이다.

                     반짝이는 보석이 아니라 그냥 돌 말이다.







                                                         십자석 — 수호석의 기억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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