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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시간을 내서 몸의 안부를 물으면 미처 알아주지
                      못한 마음이 보일 거예요. 삶을 경기장처럼 여기며 힘껏

                      달리다 엎어져서 입은 상흔은 물론이고, ‘나’라는 사람이
                      어떤 태도로 살고 있는지, 요즘 무슨 일에 시달리며 버거
                      워하는지, 그래서 마음자리가 어떠한지 같은 구구한 사연

                      들이 말입니다.
                        사연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 주제는 거의 하나예요.

                      몸의 말들을 통역하면 대개 ‘요즘 내 상태가 안 좋으니까
                      관심을 가져주세요’랍니다. 허리가 아프거나 잇몸이 욱신
                      거리거나 배가 더 나왔다는 이야기 속에 잠재된 마음이

                      그렇습니다.
                        낯간지러운 걸 싫어하는 우리는 ‘나에게 관심 가져주

                      세요’ 같은 속말은 잘 하지 않아요. 당연히 타인에게도 하
                      지 않죠. 그러나 내 마음은 ‘내 상태가 안 좋으니까 관심

                      을 가져달라’고 몸으로 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마음은
                      읽어주지 않으면 ‘읽지 않음’ 상태로 남아 있다가 알 수
                      없는 통증으로 바뀌어 나타나곤 해요. 통증이 나타나면

                      그제야 나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패턴, 다들 익숙하시죠?
                        스스로 ‘몸 좀 어때?’ 하고 물어보기는 자기와 대화를

                      시작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몸에 대한 이야기는 몸에서
                      그치지 않고 어느새 마음으로, 삶으로 확장되지요. 그래





                      1장. 몸 좀 어떠세요?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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