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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interpretation (단순히 글을 읽는 것에서 나아가 그 의미를 찾거나 부여하는 과정‐옮

           긴이) 방법에만 주로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읽기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

           나며 논의 주제는 점차 해석에서 벗어나 다양한 읽기 방식으로 옮겨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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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교육학, 역사학, 신경과학, 심리학, 사회학, 계산과학 등 다양한 분
           야의 학자들이 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 자체에 주목하며 읽기라

           는 행위를 더욱 깊게 이해하려 노력한다. 읽기라는 말의 다채로운 의미

           에 새로운 관심이 쏟아지면서, 읽기의 메커니즘부터 사람마다 다른 읽기
           의 정서적ㆍ인지적ㆍ생리적 차원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 주목하기 시작했

           다. ‘읽기’라는 말의 의미가 절대 자명하지 않다는 사실에는 이제 모두

           동의할 것이다.

               인문학자가 읽기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려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다.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계산과학처럼 정량적 사고
           를 바탕으로 한 분야에서는 읽기라는 용어를 알고리즘처럼 정확하게 정

           의하려 한다. 그러나 인문학자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를 의미하는 모호하

           고 유연한 용어를 사용하는 데 익숙하다. 실제로 최근 학자들은 읽기라
           는 용어를 확장해 주변부로 밀려났던 새로운 읽기 형태(오디오북, 점자,

           수어 등)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미디어 이론가인 캐서

           린 헤일즈   Katherine Hayles 는 21세기 멀티미디어 생태계에 대응해 읽기를 재

           개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 역사학자 마라 밀스                Mara Mills 는 신체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해 고안된 읽기 방식을 포함하도록 읽기라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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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폭넓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런 논의들을 한층 더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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