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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는 읽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논의에서 무시해온, 책을 대하는 비전

           형적인 반응을 살펴본다. 이것은 읽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주제다.






                         우리는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무엇이 ‘진짜’ 읽기인지를 둘러싼 논쟁을 다룬 다른 책 집필을 마무리하

           던 중 이 책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많은 사람이 읽기와 아주 밀접

           한 연관이 있지만 ‘가짜 읽기’로 치부되는 활동(오디오북 듣기 등)과 진

           짜 읽기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그들의 생각보다

           그들의 확신, 다시 말해 읽기라는 단일하고 일관된 실체가 있으며 사람
           들이 책으로 하는 다른 모든 활동과 읽기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믿음에 주목했다. 읽기가 정말 그렇게 단순한 활동일까?

               읽기에 관한 가장 생산적인 접근법은 읽기를 공통의 단일한 특성을
           지닌 활동이 아니라,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Ludwig Wittgenstein 의 가족유사

           성 family resemblance (한 집단을 이루는 구성 요소에 공통적인 특성은 없지만 유사한 특

           성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집단으로서 구별되는 특성을 형성한다는 개념‐옮긴이)처

           럼 느슨하게 이어진 다양한 행동 집합으로 보는 것이다.  결국 읽기와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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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 아닌 것을 구분하려는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무엇이
           읽기에 해당하는지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읽기와 읽기가 아닌 것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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