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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쑤였다. 솔직히 살림살이나 일상생활엔 그다지 관심도
           없다. 밥도 편의점 도시락 같은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요즘들어 하루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원래

           정기적으로 출근하는 직업이 아니라고는 하나 그나마 카
           페나 도서관에서 작업하는 일도 줄었다. 현실에서도 화려

           한 활동보다는 집콕의 시간을 평온하게 충실히 보내는 것

           이 사회적 트렌드가 되었다.
             가에도 곧 마흔 언저리다. 자신과 밀접한 의식주에 충실

           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먹거리와 삶의 방식에 신경 쓰는
           일상으로 바꿔나갈 기회가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라이프

           스타일 관련 인터넷 쇼핑몰이나 SNS를 체크하게 된 이유
           다. sayo의 게시글을 만난 건 그때쯤이다.

             “정성을 다하는 생활.”

             가에는 중얼거려본다. 그러자 자신이 마치 그들만의 세
           계에 사는 주민 중 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어

           쩐지 낯간지럽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도 부끄러워

           서 어깨를 움츠렸다.
             주물 프라이팬은 관리가 어렵다. ‘주물 프라이팬 사용

           법’이라고 검색했더니 수많은 사이트가 뜨는데 적힌 내용
           은 대체로 비슷하다. 처음 사용할 때 오일을 많이 붓고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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