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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팩을 꺼냈다. 오늘 오전 중에 제품이 도착하도록 배송
               시간을 지정해놓고 어젯밤 슈퍼에서 미리 사다 놓은 것이

               다. 가볍게 물로 헹군 새 스킬렛을 가스레인지 위에 올린

               다. 1인용 부엌에 딱 맞는 작고 아담한 사이즈다. 불을 켜
               자 프라이팬 표면의 수분이 거품처럼 뭉치더니 작은 물방

               울로 쪼개져서 미끄러지듯 대굴대굴 춤을 췄다.

                 물방울이 없어지자 고소한 참기름을 한 숟갈 두르고 중
               심에서 원을 그리듯 가지런히 만두를 펼쳐놓았다. 질서 정

               연하게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만두의 모습이 마치 풍차
               의 날개처럼 보이는데 지금이라도 당장 빙글빙글 돌아갈

               듯하다. 만두로 만든 풍차 날개 주변에 반 컵 분량의 물을
               붓자 스킬렛이 쉬잇 소리를 내며 하얀 연기를 내뿜었다.

                 “중불에서 굽다가 수분이 없어지면 마지막에 참기름을

               한 바퀴 둘러 완성.”
                 만두 포장지에 적혀 있는 조리법을 읽으면서 스킬렛 안

               을 들여다본다. 지글지글 물이 끓으면서 만두 주변을 감싼

               다. 이 뜨거운 물이 걸쭉하게 점성을 띠고 철판 바닥의 검
               은색 표면이 드러날 때 참기름을 전체적으로 한 번 더 두

               르고 불을 껐다.
                 “자,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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