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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마칠 즈음 드디어 세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런 내
용은 #정성을다하는생활이 적힌 많은 페이지에 모닝 루
틴이라는 키워드로 소개돼 있다.
가에도 따라해보곤 있지만 이런 아침 습관이 쾌적한가,
라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힌다. 오히려 해야 할 일에 쫓겨
허둥댄다. 행동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생각보
다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터진 만두 때문에 엉망이 된 스킬렛을 바라보는 가에의
어깨가 축 처졌다. 만두피에서 속이 다 삐져나온 그것은
더 이상 만두가 아니다. 따끔거리는 손가락에 신경 쓰면서
내용물을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 입 안으로 가져갔다. 그때
는 다행히 손잡이에서 열기가 완전히 빠진 상태였다.
싱크대로 가져가 수세미로 싹싹 문지르자 간신히 들러
붙은 부분이 떨어졌다. 주물 팬을 다시 불 위에 올리고 물
방울이 대굴대굴 구르며 증발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본
다. 몇 번이나 읽고 외워놓은, 사용 후 공정이다. 익숙하게
사용하게 되는 날을 그토록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건만
이젠 귀찮기만 한 작업이 되어버렸다.
‘피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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