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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되었다.
방문한다, 라고 해봤자 게시물을 보러 가는 것뿐이지만
너무 자주 봐서인지 실제로 찾아가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그
녀의 일상을 잘 알고 있다. 낡은 아파트를 DIY로 수리했다
는 집은 말끔히 정돈되어 있으며 쓸데없는 물건이 없다.
그런데도 텅 빈 허전함이 들지 않는 것은 물건을 극한까지
줄이는 미니멀리스트와는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투박하고 손때 묻은 멋스러움이 돋보이는 묵직한 가죽
소파는 앉으면 편안할 것 같다. 은은한 별 모양의 펜던트
조명 빛이 집 안 전체를 부드럽게 감싼다. 벽을 따라 놓인,
옛날 초등학교에 있었음 직한 앤틱한 통나무 스툴 위에는
좁고 긴 유리 화병에 꽃이 무심한 듯 툭, 하고 꽂혀 있다.
창문에는 얇은 천이 커튼 대신 자연스럽게 달려 있는데
무늬나 원단을 세심하게 고른 거라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는 너저분해 보이기 십상이다. 숲속 나무 냄새가 날 것 같
은 내추럴한 뉴트럴톤의 인테리어는 분명 치밀하게 계산
된 균형과 센스로 완성한 결과물일 것이다. 가장 최근의
게시물에 등장하는 클래식한 재봉틀은 조부모님 댁 창고
에 잠들어 있던 걸 물려받았다는 코멘트가 달려 있었다.
게시물만 봤을 때 sayo는 가에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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