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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를 당했다고 확신할 것이다.” 6
요컨대 보렐은 ‘확률이 희박하다’는 말을 인간적인 잣대로 이해한다. 어떤
사건은 인간의 관점에서 발생 확률이 워낙 낮기 때문에 언젠가 일어나리라고
예상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그런 사건은 불가능하다고 간주해야 마
땅하다. 이것이 그가 확률이 아주 낮은 사건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 이
유다. 실제로 그는 ‘가능성에 관한 유일한 법칙’을 제시한 뒤에 이렇게 덧붙였
다. “또는 최소한 어떤 상황에서든지 그런 사건은 ‘불가능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7
보렐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덧붙였다. “파리 시민이 하루 동안 돌아다니다
가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약 100만 분의 1이다. 만일 어떤 남자가 이 가
벼운 위험을 피하려고 외부 활동을 전부 포기하고 집 안에만 머문다면 또는
아내나 아들을 집 안에만 머물게 한다면, 그는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이다.” 8
다른 사상가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1760년대에 장 달랑베르 Jean
d’Alembert 는 ‘확률이 2분의 1인 사건이 아주 오랫동안 계속 벌어지는 일이 과
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앙투안-오귀스탱 쿠르노 Antoine-Augustin
Cournot 는 보렐보다 한 세기 전인 1843년에 《가능성과 확률의 이론에 관한 설
명 Exposition de la théorie des chances et des probabilités 》 에서 완벽한 원뿔이 거꾸로 서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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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확률을 이론적 확률과 대비해서 논했다. 그는 ‘물리적 확실성 physical
certainty ’과 대비되는 ‘실용적 확실성 practical certainty ’을 강조한 인물로, “확률이 아
주 낮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이 현실적으로 확실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쿠르노의 원리 Cournot’s principle 로도 불린다). 1930년대에 철학자 칼 포퍼 Karl
놀라운 ‘우연의 일치’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