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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혹 다른 힘들과 영향들이 배후에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이 모든 질문의 답을 내가 말한 우연의 법칙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르

면 극도로 개연성이 낮은 사건도 흔히 일어난다. 즉 기초적인 법칙들이 귀결

되거나 여러 법칙이 얽히면 극도로 개연성이 낮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피
할 수 없다. 이처럼 비개연적 사건이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것이 우주의 실상

이다. 극히 이례적인 일도 일어날 수밖에 없고, 확률이 0에 가까운 사건 또한

일어난다. 우연의 법칙은 그런 사건이 전혀 일어날 법하지 않다는 점과 그럼

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어난다는 사실이 이루는 모순을 해결해준다.

우선 과학주의 이전의 설명들을 살펴볼 것이다.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 설명들의 기원을 찾자면 까마득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는 자연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 실험, 관찰을 잣대로 삼아 기존 설

명을 평가하는 베이컨주의 혁명 이전의 것이다. 즉 과학적 방법을 통한 엄격

한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그런데 아직 검증되지 않았거나 검증될 수 없는 설

명은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없다. 그런 설명은 그저 아이들이 침대에 누워서
듣는 산타클로스나 요정에 관한 동화와 다를 게 없다. 따라서 깊이 탐구할 의

지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달래주고 안심시키기는 하지만 참다운 앎을 안겨주

지는 못한다.

앎은 보다 깊은 탐구에서 온다. 연구자, 철학자, 과학자 들은 심층적인 탐

구를 통해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을 서술하는 ‘법칙’을 발견하려 애써왔다. 법
칙이란 우주의 작동 방식을 관찰한 결과 드러난 바를 간단히 정리한 것이다.

법칙은 추상적이다. 예컨대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에 대한 뉴

24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