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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한 것과 같은 일이리라. 나는 이 책을 집필하던 중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직장 동료가 통계학의 ‘다변수 t-분포 multivariate t-distribution ’에 관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부탁을 받은 다음 날, 나는 관련 서적을 이리저리 찾아보

다가 사무엘 코츠 Samuel Kotz 와 사라레스 나다라자 Saralees Nadarajah 가 함께 쓴 책을

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동료에게 이 책을 소개하는 이메일을 쓰던 중,
캐나다에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한동안 잡담

을 나누었는데, 그 친구가 사무엘 코츠가 조금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게 아닌가.

이러한 우연을 보여주는 사례는 무수하다. 2005년 9월 28일 자 《텔레그래

프 Telegraph 》에는 조안 크레스웰 Joan Cresswell 이 영국 컴브리아주에 위치한 배로
골프장의 13번 홀에서 50야드 샷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실렸

다. 홀인원이야 엄청나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뒤이어 조안의 친구

이자 골프 초보인 마거릿 윌리엄스가 날린 샷도 홀인원이었다고 하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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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실릴 만하다.
개연성이 정말 낮은 일, 전혀 예상치 못한 일, 아무리 생각해도 일어날 성
싶지 않은 일이 때때로 일어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일들은 우리

가 우주의 섭리에 대해 아직 모르는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런데 우리

를 둘러싼 자연법칙과 인과율에서 벗어난 일이 가끔 일어나는 것이 그저 우

연의 일치, 그러니까 사람과 사물이 무작위로 움직이다가 마주쳤기 때문일

까. 어쩌면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체로 그런 사건들은 놀라움과 잠시 동안의 이야깃거리를 주는 정도에

그친다. 내가 뉴질랜드로 여행을 갔을 때 들른 어느 카페에서, 옆 테이블에 앉

22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