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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두 사람 중 한 명이 내가 재직하는 영국 대학교의 메모지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 우연에 신기해했지만 그뿐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때로는 기

                이한 사건이 삶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뉴저지주에 사는 한 여성처럼 로

                또에 두 번 당첨되어 벼락부자가 되기도 하고, 윌터 서머포드                 Walter Summerford  소

                령처럼 벼락을 여러 번 맞는 끔찍한 사태를 겪기도 한다.
                  인간은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기이한 우연을 접하면 자연스럽

                게 그 바탕에 깔린 원인을 찾으려 든다. 같은 대학에 소속된 두 사람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카페의 나란히 놓여 있는 테이블에 동시에 앉아 있게 한 것은

                무엇일까? 뉴저지주의 그 여성은 어떻게 로또 당첨번호를 두 번이나 맞췄을

                까? 서머포드 소령은 어쩌다 벼락을 여러 번 맞았을까? 무엇이 앤서니 홉킨
                스와 《페트로브카에서 온 소녀》 를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이끌어 같

                은 순간, 같은 지하철역의 한 의자에서 마주치게 했을까?

                  이런 의문은 보다 흥미로운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런 우연의 바탕에 깔린

                ‘원인’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원인들을 조작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이제껏 거론한 예들은 소소하고 개인적인 수준의 사건이었다. 그러나 우

                연이 거대한 스케일로 작용하는 경우도 무수히 많다. 만약 좀처럼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인류뿐 아니라 은하도 생겨나

                지 않았을지 모른다. 오늘날 인간이라는 복잡한 종이 존재하는 것은 유전물

                질에 미세하고 무작위한 변화라는 비개연적 사건들이 이어진 결과이며, 지
                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 목성의 존재, 심지어 기본 물리상수들의 값 역시 비

                개연적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 비개연적 사건들을 맹목적인 우연으로 설명






                                                                 놀라운 ‘우연의 일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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