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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지나쳐야 한다. 에스더 송만 빼면 거의 다 백인이다. 에스
더 송은 나를 빼면 학교에서 유일한 한국인 여학생인데, 마치
나를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한다. 동양인을 보면 자기가 백인
이 아니라는 게 떠올라서 같은 동양인을 무시해 버리는 그런
동양인 가운데 하나다. 엄마는 그것을 내재화된 인종주의라고
했다. 인종주의 때문에 힘들다 보니 자기 자신이 미워지고, 결
국 백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했다.
“야, 패트리스, 네가 범인이지? 그래야 인종주의가 아직 진
짜로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잖아. 도와주세요! 나는 흑인에
다 여자라서 억압받고 있다고요!”
스투 파파도폴리스는 능글맞은 두 얼굴의 족제비다. 그런데
부잣집 아들이라 인기가 많고, 몇몇 여자애들은 잘생겼다고도
하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스투를 보면 두 눈을 반짝이는
쥐가 떠오른다. 또 향수는 얼마나 뿌리고 다니는지 옆에만 가
도 토할 것 같다. 대기 오염 죄로 체포됐으면 좋겠다.
패트리스가 스투를 얼마나 노려보았는지 콧구멍이 벌렁거
렸다.
“스투, 넌 심한 인종 차별주의자야.”
스투가 눈을 호들갑스럽게 치뜨자 얼간이 같은 패거리들이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내 말이 맞지? 쟤는 틈만 나면 인종 차별이래! 아, 패트리
스! 뉴스 속보래, 속보. 세상 모든 게 인종을 중심으로 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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