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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이먼 선생님과 처음 만난 날인 데다, 중년의 백인 여성인
             선생님에게 혹시라도 이 상황이 와닿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다.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적으로 옳은 말이네요. 선생님이 사과할게요. 구체적으

             로 위협을 가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해도 그 말 자체가 협

             박이자 공포감을 주기 위해 쓰인 거죠. 사실상 혐오 범죄로,
             경찰이 개입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생각하면 무섭겠지만 학

             교와 경찰이 반드시 범인을 붙잡아 처벌할 거예요.”
               단호한 태도와 오늘 사건을 혐오 범죄라고 칭하는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패트리스도 나만큼이나 마음이 놓이는 얼굴

             이었다. 진심으로 우리를 염려하는 좋은 선생님 같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수업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았다. 체육관

             벽에다 무슨 말을 썼을까 자꾸만 궁금한 마음이 일었다. 얼마
             나 나쁜 말을 썼길래. 복도에서도 온통 그 이야기뿐이었다. 온

             갖 소문이 난무하면서 아이들은 모이기만 하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큰 충격을 받고 겁에 질린 아이들도 있었지만,
             간만에 리빙스턴 중학교에 흥미진진한 사건이 생겼다며 신이

             난 애들도 있었다.
                                    *
               “케이케이케이(KKK)단 의 상징이 그려져 있었대. 이민자는


             ●  남북 전쟁 후에 미국 남부 여러 주에서 조직된 극우적 성향의 백인 비밀 결사. 흑인을
              적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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