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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만 아시는 것 같아. 선생님들도 정말 심각한 사건
으로 보고 계셔.”
에이미가 무섭다는 듯 말했다.
“난 그 낙서 보기 싫어. 말만 들어도 끔찍해. 도대체 누가 우
릴 그렇게 싫어하는 걸까?”
힐긋 복도를 내려다보니 학교의 높은 분들이 다 나와 체육
관 문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수업 종이 울리자 복도는 이동
중인 학생들로 붐볐다. 시끌시끌했지만, 평범한 중학교 아침
나절의 풍경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패트리스와 나는 영어 교실로, 에이미는 수학 교실로 향했
다. 누구 하나 말 없이 서로 손만 흔들고 헤어졌다. 아직 1교
시도 마치지 않았는데 벌써 진이 빠지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패트리스를 보니 찡그린 얼굴로 말없이 걷고 있다. 패트리스
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강렬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내
가 어깨를 쓰다듬자 패트리스가 나를 보고 더없이 슬픈 미소
를 지어 보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우
리를 에워쌌다.
“뭐라고 썼는지 들었어?”
“대체 누굴까?”
“우리 학교 학생일까?”
나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가만히 있었지만, 패트리스는
화를 꾹 참고 있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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