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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게 없을까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메건 패거리가 나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

             다. 6학년 때 백일장에서 내가 1등을 하고 메건이 2등을 한 뒤
             로부터 사이가 좋지 않다. 나는 ‘외국인’이고, 자기는 미국인인

             데 내가 자기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는 게 메건으로서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
             지만 메건에게는 결코 진정한 미국인이 될 수 없다.

               나는 오히려 몇몇 남학생들과 더 친한 편인데, 지금은 다들
             토비아스의 눈길을 피하기 바쁘다. 토비아스가 나를 목표물로

             삼자 어떻게든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 편을 들어 주기에 토비아스는 너무 두려운 상대다. 나는
             묘한 슬픈 감정에 휩싸이면서도, 한편으로 이런 기분은 또 처

             음이다. 절망감이랄까. 왠지 남은 평생을 이런 기분 속에서 살
             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

               버스가 다가오자 정신없이 달렸다. 여기가 첫 번째 정류장

             이다 보니 자리는 텅 비어 있다. 맨 앞자리는 별로이긴 해도
             무조건 기사 아저씨 근처에 앉는다. 토비아스는 야비하지만

             멍청이는 아니다. 버스 기사 아저씨는 너그럽지 않다. 허튼짓

             따위 절대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사고뭉치는 질색한다. 아이
             들이 떠들면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치켜뜨고 입을 다물게 하

             는데, 심심풀이로 악어와 한판 붙을 것 같은 외모라 효과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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