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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관한 믿음이 약해지고 말았다. 그녀의 행복을 조사하고 있었지

                 만, 텐트에서 생활하는 그녀의 삶을 표현할 만한 숫자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소득 불평등에 관한 그녀의 견해를 들었지만, 나

                 는 A, B, C, D, E의 도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해준 말은 대체로 셈할 수는 없어도 꽤 중요했다.
                   후아니타는 또 다른 것도 가르쳐주었다. 그녀가 어떤 숫자를 말

                 할지 내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행복이 중요

                 하며 정량화할 수 있다고 미리 정해놓았다. 또한 도표를 사용하여

                 이 추상적인 질문들을 던지자는 발상을 내놓았다. 후아니타가 소

                 득 불평등에 관해 뭔가를 말할 만큼 지적이지 않다고도 여겼다. 나,

                 나, 나, 결국은 나였다. 조사용 질문은 똑같아도 세계관이나 시각이

                 나와 다른 사람이라면 아마 다른 결론을 내놓았을 것이다. 숫자는

                 객관적이어야 하는데도 나는 숫자가 연구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후아니타와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그녀의 데이터를 스프레드시

                 트 80번 행에 다음과 같이 입력했다. 나이 58, 수입 200, 행복 1. 지

                 난 여러 해 동안 내가 다운로드했던 다른 모든 스프레드시트처럼

                 깔끔하고 단정해 보였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숫자들의 질서정연한 행과 열이 얼마나 우리를 진실에서 멀어지게

                 만드는가.





                 20      위험한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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