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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심리학에서는 얼마나 많은 복잡한 행위가 자동으로 행
해질 수 있는지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왔지만, 일찍이
1896년에 레온 솔로몬스 Leon Solomons 와 거트루드 스타인 Gertrude Stein
이 이 문제를 연구한 바 있다. (거트루드 스타인은 1893년에서
1898년까지 하버드대학원에서 윌리엄 제임스의 지도 아래 실
험심리학을 공부했다.) 이들은 당시에 ‘이중인격’이라고 부르
던 것(나중에는 ‘인격 분열’이라 불렸다)을 연구하며 제2 인격
이 자동반응으로 행하는 행동들은 보통 사람들이 마음놓침 상태
로 하는 행동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보통
사람들 역시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많
은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솔로몬스와 스타인은 자신들을 실
험 참가자로 삼아 몇 가지 실험을 했는데, 그 실험을 통해서 읽
기와 쓰기 두 가지 다 자동으로 행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읽기에 푹 빠진 상태에서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던져진 영어 단어를 받아쓰는 데 성공했다. 연습을 많
이 한 뒤에는 심지어 글을 읽으면서 자동으로 받아쓰기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실험이 끝난 뒤 자기가 무슨 단어들을 썼는지 전
혀 기억해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뭔가 썼다는 것은 분명히 알
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읽기도 자동으로 행해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에게 옆에서 읽어주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시에 어떤 책을 소리 내어 읽도록 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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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