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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연습을 많이 하면 옆에서 읽어주는 이야
기에 완전히 몰두한 상태에서 아무 지장 없이 책을 소리 내어 읽
을 수 있었다.
솔로몬스와 스타인은 읽기나 쓰기와 같이 우리가 지적 행위
라고 여기는 것 중 상당 부분이 완전히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
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의 연구는 보통 사람들이 명확한 욕
구나 의식적인 의지 없이 기존의 습관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
음을 보여줬다.” 3
1978년에 나는 동료 심리학자 벤지온 채노위츠 Benzion Chanowitz ,
아서 블랭크 Arthur Blank 와 함께 이런 종류의 마음놓침을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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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실험을 했다. 실험 장소는 뉴욕시립대학교의 대학원 건물
이었다. 우리는 복사기를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상식
적인 이유 또는 말이 안 되는 이유를 대며 그 복사기를 먼저 써
도 될지 물어봤다. 실험 참가자들이 상식적인 요청과 말이 안 되
는 요청 양쪽에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면 그것은 그들이 자기가
들은 말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가 요청
한 방식은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였다. “실례합니다. 그 복사기
좀 써도 될까요?” “실례합니다. 그 복사기 좀 써도 될까요? 복사
를 하고 싶어서요.” “실례합니다. 그 복사기 좀 써도 될까요? 제
가 지금 급해서요.”
첫 번째와 두 번째 요청은 내용상 같은 것이다. 복사기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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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마음을 놓쳐버린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