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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는 일들의 원리와 이유에 대한 해석을 제공한다.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내는 것은 마음챙김 행위다. 마음놓침
은 우리가 과거에 만들어진 범주나 구별(남성적/여성적, 늙음/
젊음, 성공/실패)에 지나치게 고지식하게 의존할 때 생겨난다.
한번 구별이 지어지면 이 구별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지닌다. 다
음을 생각해보라. (1) 처음에 땅이 있었다. (2) 그다음에 육지와
바다, 하늘이 있었다. (3) 그다음에 나라들이 있었다. (4) 그다음
에 독일이 있었다. (5) 이제 동독 대 서독이 있다. 한번 만들어진
범주는 이런 식으로 계속 강화되므로 폐기하기가 몹시 어렵다.
우리는 자신의 실재와 남들과 공유하는 실재를 구축해놓고는 그
것의 제물이 된다. 그 실재라는 것들이 사람이 만든 개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과거의 한 시대에 확고히 정착되어 사용되었던 범주들을 살
펴보면 왜 새로운 범주가 필요해지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
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 Jorge Luis Borges 는 고대 중국의 백과사전
에 나온 다음과 같은 동물분류법을 인용한 적이 있다. “(a) 황제
소유의 동물, (b) 방부 처리해서 미라로 만든 동물, (c) 길들인 동
물, (d) 젖먹이 돼지, (e) 인어, (f) 주인 없는 개, (g) 현 분류체계
에 포함된 동물, (h) 미쳐 날뛰는 동물, (i) 너무 많아 수를 셀 수
없는 동물, (j) 아주 섬세한 낙타털 붓으로 그린 동물, (k)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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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